대·중견기업 앞다퉈 '바이오 쇼핑'…오너 2·3세가 직접 챙긴다

입력 2024-01-21 18:30   수정 2024-01-22 09:10


삼성, SK, LG, 롯데, 한화, GS, HD현대, CJ, 카카오….

최근 들어 제약·바이오·헬스케어 분야 투자를 늘리고 있는 대기업 그룹이다. 모두 “바이오가 미래 성장동력”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제약·바이오 인수합병(M&A) 열풍이 거세지는 배경이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업체 PwC는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시장인 미국의 관련 M&A 규모가 올해 최대 356조원으로 작년보다 23%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M&A 투자처 물색 중
국내 대기업들은 해외 기업 M&A를, 중견기업들은 국내 기업 M&A를 조준 중이다. 삼성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세계 첫 번째 알츠하이머 치료제인 ‘레켐비’ 공동 개발사로 유명한 미국 바이오젠의 바이오시밀러 사업부 인수를 추진한다. 해외 영업조직을 확대해 글로벌 바이오시밀러사로 도약하기 위해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물산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바이오 투자펀드(라이프사이언스펀드)의 다음 투자처도 해외 바이오기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제약·바이오시장을 공략하는 방법은 이미 진출한 회사를 인수하거나 경쟁력 있는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사들이는 것이다. SK바이오팜은 후자에 무게중심을 두고 투자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 LG그룹은 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ABC)를 미래산업으로 삼고 향후 5년간 혁신 신약 개발에만 1조5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CJ그룹은 2021년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 전문 기업과 네덜란드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를 인수한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투자처를 찾고 있다. 카카오는 의료 분야 인공지능(AI) 시장을 정조준했다. 오는 2월 AI 혈당 관리 앱 ‘파스타’를 내놓는다.
오너 2·3세 모두 바이오 ‘열공’
기업들의 각별한 바이오 사랑은 오너 2·3세의 행보를 보면 알 수 있다.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해외 출장 시 글로벌 제약사 최고경영자(CEO)를 비공식적으로 자주 만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자도 대동하지 않고 직접 굵직한 ‘딜’ 이야기를 할 정도로 제약·바이오 분야에 상당한 내공이 쌓인 것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전무(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 겸직)는 바이오 관련 직책을 맡은 대표적인 오너 3세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역시 바이오에 상당한 관심을 두고 서울아산병원과 시너지를 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암크바이오를 설립해 신약 개발에 뛰어들었고 메디플러스솔루션이라는 디지털 헬스케어 자회사를 통해 삼성전자와 웨어러블 기반 환자 건강관리 사업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신수종’산업 바이오 왜 뜨나
바이오가 뜨는 이유는 정보기술(IT), 가전, 소재, 화학, 에너지, 식품 등 모든 산업에서 바이오가 융합되는 시대가 열렸기 때문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상근부회장은 “디지털헬스케어로 IT와 가전, 바이오 간 융합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빅테크들도 바이오기업과의 협업이 대세다. 엔비디아는 미국 대형 제약사 암젠과 손잡고 신약 개발을 위한 AI 슈퍼컴퓨터 개발에 나섰고 구글이 설립한 AI 신약 개발사 아이소모픽 역시 미국 일라이릴리, 스위스 노바티스 등과 4조원 규모의 대규모 공동 개발 계약을 맺었다.

선진국이 주도하는 산업으로 높은 기술 진입장벽이 있고 수익성이 보장된다는 것도 강점이다. 비만약으로 유명한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의 지난해 9월 기준 연간 매출은 41조원으로 삼성전자 2023년 추정치(261조원)의 6분의 1 수준인데 영업이익은 17조8000억원으로 삼성전자의 2.4배에 달한다.

남정민/김우섭/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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